지난 3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 열린 `북삼읍 화합한마당-한여름 밤 음악회`에 참석한 2000여 명 관객들의 열기 또한 뜨거웠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이란 말처럼 이들은 열대야를 잊은 채 북삼역 유치를 염원하는 꿈과 희망을 함께 노래했다.
치열한 예선을 거친 본선 진출자들의 `북삼읍민 노래자랑대회`에 이어 인기가수 주현미, 김양 등의 열창과 불꽃놀이, 푸드트럭 등은 무더위를 무색케 했다.
초청가수 곡목도 나훈아의 `머나먼 고향` `고향역` 등 향수를 달래는 노래였다.
역이 없는 북삼에 `고향역` 유치를 염원하는 이날 행사 취지에 부합했다.
백선기 칠곡군수와 이재호 군의회의장, 장세학·이창훈·최인희 군의원, 김시환 도의원을 비롯한 기관단체장들도 주민들과 하나가 됐다.
백 군수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인산인해를 이룬 데 대해 북삼의 단합된 힘을 다시 한번 느꼈다"며 "앞으로도 주민들이 행복한 칠곡군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순서로 주현미의 히트곡이 이어지자 갈채가 쏟아졌다. 주현미는 북삼이 고향인 류원기 (주)한탑 회장의 후원으로 무대에 섰다.
찢어지게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류 회장은 혈혈단신으로 고향을 떠나 온갖 굳은 일을 다하며 추위와 배고픔을 굳건히 이겨내고 자수성가했다.
류 회장은 "인간은 누구나 혼자입니다. 저는 칠곡군과 북삼이라는 든든한 고향 백(bag)을 등에 지고 그곳에 계시는 부모형제들을 생각하면서 늘 즐겁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어렵고 고된 일을 극복하며 살아왔습니다"라고 회고했다.
특히 어머니 같은 고향과 모교 북삼초등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2010년부터 해마다 2월에 북삼초등 졸업생 10명에게 지급해온 (주)한탑 `Y-nam` 장학금은 지난해까지 총2억1천100만원에 달하고 있다.
Y-nam 3기 장학생으로서 올해 북삼고 출신 이정인 양이 서울대에, 순심고 출신 최대한 군이 계명대 의예과에 각각 진학하는 등 좋은 결실을 거두고 있다.
다음은 류원기 회장의 `극락에 계실 어머님께 올리는 헌사` 중 일부 내용이다.
"사무치게 그리운 우리 어머님! 어렸을 때, 나는 어머님이 밥을 안 드셔도 배가 안 고프신 줄 알았습니다.
뜨거운 여름날, 쭈그려 앉으셔서 남새밭을 일구실 때 땀이 뚝뚝 떨어져도 안 더우신 줄 알았습니다.
발바닥이 갈라져 피가 나도, 안 아프신 줄 알았습니다.
철이 들어 어머님의 사랑을 깨달았을 때는 어머님은 이미 일흔을 넘기신 노인이 되어 계셨습니다.
그 동안에 이 아들이 사업에도 성공하고 경제적 여유도 생겨 어머님께 효도하려 해도 이미 어머님께 마음껏 해 드릴게 별로 없었습니다.
맛있는 음식도 마음대로 잡수지 못하고 좋은 옷도 나들이 할 일이 별로 없어 큰 자랑이 되지 못하며 먼 곳으로 여행하시기도 불편하신 것입니다.
하지만 어머님께서는 하늘나라에서 늘 내려다 보시며 저희의 앞길을 환히 밝혀주시고, 지켜주고 계시겠지요.
어머님의 마음을 이제는 훤히 알 것 같습니다."
류 회장은 고향 사람들을 만나면 동요 `고향의 봄`을 즐겨 부른다.
류 회장은 2008년 북삼 주민들을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 초청해 주현미 디너쇼를 함께 관람한 후 고향을 향하는 관광버스 안에서도 `고향의 봄`을 불렀다.
나의 살던 고향! 오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북삼 화합한마당` 잔치에 어머니가 왔으면 좋겠다.
이성원 편집국장 newsi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