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17일, “We remember your noble sacrifice-우리는 님의 고귀한 희생을 기억합니다” 303고지 미군포로학살전사자 67주기 추모일을 맞아 한미우정의(추모)공원에 희생된 42명의 미군들의 이름과 함께 고인들을 잊지 않고 추모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지난해에는 학살현장인 이곳에 한미우정의 공원이 조성되고 성대한 추모비 제막식을 통해 한국전쟁에서 구국의 함성으로 승화시킨 미군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고자 했다.
그러나 정작 추모일인 8월 17일 오늘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그 누구도 보이지 않았고 캠프캐롤 미군들이 68년 전에 희생된 선배들의 안타까운 희생을 추모하기 위해 현수막을 걸고 장미와 국화 몇 송이를 들고 이곳을 찾은 것이다.
조촐한 이날 헌화행사는 캠프캐롤 6병기대대 84병기중대(중대장 푸루이트 대위-CPT Pruitt, Renika J., Commander, 84th Ordnance Company, 6th Ordnance Battalion) 미군들과 카투사 그리고 필자에 의해 마련됐다.
이날 헌화식에 참석한 84병기중대 행정부관 카멘 소위(2LT Carman, XO, 84th OD CO)는 “전쟁의 역사는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통해 평화의 소중함을 이해해야하기 때문에 이런 행사는 한미장병들을 위해서라도 좀 더 의미 있는 플랜으로 지속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1950년 8월 17일, 303고지 산자락에서 삼복더위에 전쟁포로라는 이름으로 온갖 고초를 겪으며 그 얼마나 무서웠을까” “미국청년이라는 자부심으로 이름도 모르는 동방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의 자유를 공산침략으로부터 수호자고자 했던 미군포로들이 비인도적인 학살의 죽음 앞에서 얼마나 억울하고 원통했었을까” 필자가 이러한 애처롭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난 2011년 8월 17일 무관심으로 방치되었던 이곳에 미군들과 함께 청소와 제초작업을 하게 되었다.
다음해인 2012년 8월 17일 역시 필자의 제안으로 캠프캐롤 6병기대대와 민주평통 칠곡군협의회가 한·미 합동 한국전통식 위령제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북한군에 의한 미군포로 학살사건은 한·미군당국은 물론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고 지난해에 장엄한 추모비와 함께 한미우정의 공원이 조성되고 현충시설로까지 지정되면서 303고지 전투에 관한 역사적 의미를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2108년 8월 17일 오늘은 303고지 한미우정의 공원에 담긴 구국의 숭고한 역사적 의미가 우리의 무관심으로 무색했고 헌화행사를 진행하는 동안 왠지 미군들 앞에서 미안한 마음은 지울 수가 없었다.
송인태 영상미디어본부장 sit5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