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지난 5일 칠곡군 유학산 자락에 추락한 전투기 F-15K의 전자계통 부품 중 30%가 단종, 전투기의 안정적 운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2010년 이미 제기됐다. 또 국회 국방위원회는 2010년 국감에서 `F-15K 수리부속 부족에 따른 동종부품 전용 방지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공군은 이같은 국회 국방위원회의 요구와 지적에 대해 어떤 대책을 세우고 노력했는지, 이번 유학산 F-15K 추락사고 원인과 함께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김학송(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2010년 11월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 군의 최신예 전투기인 F-15K 전자부품 344개 중 2010년 상반기 현재 단종된 품목은 30%인 102개로 나타났다. 김 전 의원은 또 전체 344개 품목 중 한국 공군만 사용하는 품목은 178개로 향후 부품 단종 문제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예고했다. 김 전 의원은 공군 주력 기종의 단종 부품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부품 국산화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2010년 10월 공군본부 국정감사에서 "F-15K 수리부속 부족으로 같은 종류의 부품에 대한 전용 방지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짙은 안계 속 계기비행 중 추락 이로부터 7년 후 지난 5일 발생한 F-15K 추락과 관련해 공군은 "사고 전투기는 당일 2대2로 교전하는 공중기동훈련을 마치고 기지로 복귀하던 중 시계가 좋지 않아 계기비행 중이었다"고 발표했다. 계기비행은 조종사가 육안이 아니라 전투기 계기판과 관제사 유도 등에 의존해 비행하는 것을 말한다. 짙은 안개 등 악천후 속 계기비행을 하다가 추락한 만큼 기체결함과 조종사 실수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사고원인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군이 추락한 전투기 블랙박스(비행기록장치)를 지난 6일 수거한 만큼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이 기대된다. 공군은 지난 5일 해발 839m 유학산 자락(약650m지점)에 추락한 F-15K 전투기 사고 중간 조사결과 기체 결함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그러나 공군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계속 조사를 진행하고, 사고 기종인 F-15K의 비행을 4월 19일부터 단계적으로 재개할 방침이다. 사고 당시 이 전투기는 랜딩기어을 내린 상태에서 230노트(약426㎞/h) 전후의 속도로 착륙경로로 진입하기 위해 선회하던 중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은 2006년 6월 동해 상의 F-15K 추락 원인이 기체 고도를 높이려다 중력을 견디지 못한 조종사의 의식상실이라고 밝혔다. 당시 공군은 원인 규명의 결정적 단서인 블랙박스를 찾지 못했다. ◆조종사의 비행착각은 위험천만 이에 앞서 1993년 충북 충주댐 부근 상공에서 발생한 F-16 전투기 추락 원인에 대해 공군은 "구름 속에서 비행착각을 일으켜 급강하했다가 기체를 바로잡아 상승하던 중 야산에 충돌해 일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비행착각은 인체의 평형감각기관이 불완전해 일어나는 생리적 착각현상으로 조종사가 선회비행을 하다가 급상승하거나 급강하할 때 방향감각을 상실, 실제로는 기체가 우측으로 선회하는데도 좌측으로 도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는 경우를 말한다. 당시 공군 관계자는 "이같은 비행착각에 의한 사고를 막기 위해 야간 또는 구름 속 운행시에는 조종사 자신의 감각이나 판단에 의존하지 말고 계기만을 믿고 비행하도록 평소 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040년까지 전투기 수명연장보다 안전에 최우선을 보잉코리아는 "F-15K의 운용 수명은 수명주기 동안의 기술 업그레이드를 통해 2040년 이후까지로 계획되어 있다"고 밝혔다. 보잉코리아에 따르면 F-15K는 실전에서 입증된 독보적인 스피드, 항속거리, 탑재량, 생존능력을 갖춘 다목적 전투기이다. 또 "F-15K는 이미 실전에서 능력이 입증된 F-15E의 최신 변형 모델로, 최첨단 기술이 적용되어 기존의 항공기보다 훨씬 더 강력한 전투력과 생존, 유지 능력을 갖추고 있다. F-15K는 한국 공군의 방위력을 지난 반세기동안 집중해 온 단거리 방위에서 21세기 전방향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더 넓은 지역 방위로 전환 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할 것이다. F-15K의 운용 수명은 수명주기 동안의 기술 업그레이드를 통해 2040년 이후까지로 계획되어 있다"고 보잉코리아는 덧붙였다. 미국 보잉사가 제작한 F-15K는 대당 가격 1천억원대로 2002년부터 61기가 도입됐으나 1기는 2006년 동해안에(조종사 2명 순직), 1기는 지난 5일 칠곡군 유학산에 각각 추락해 현재 59기가 있다. F-15K의 작전반경은 무려 1800㎞(1000 해리 이상)에 달해 다른 경쟁 기종에 비해 200㎞가 더 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고 속도는 마하 2.5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급상승과 근접 속도를 자랑한다. F-15K는 다중 임무 공격능력을 위해 다양한 무기도 1만1748㎏ 이상 탑재할 수 있다. 또 최신 컴퓨터와 디스플레이, 보호장치추적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항공 전자장치 시스템, 적외선전방 탐지, 추적장치 등도 장착하고 있다. 이성원 편집국장 newsi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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