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이번 추석 연휴에 대한 찬반논란이 팽팽하다. 10일간 마음 편히 쉬고 급여는 똑같이 받는 정규직 공무원 등은 긴 연휴가 좋았다고 한다. 반면 추석 연휴인데도 하루나 며칠을 출근해야 하는 일용직이나 교대 근무자, 자영업자 등은 달갑지 않았다. 이들은 출근해서 식사를 해야 하는데 식당도 문을 닫았고, 볼 일을 보려고 해도 타기관단체 등이 휴무이어서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특히 장기 휴무에 들어간 일부 회사 등도 업무를 복귀한 지난 10일 카드결제를 비롯한 금융 처리와 밀린 업무 등이 한꺼번에 몰려 연휴 후유증이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긴 추석 연휴 동안 금융기관과 약국, 병원을 며칠간 이용하지 못했던 손님들도 지난 10일 평소보다 더 기다리기도 해 불편을 겪었다. 평소 요양보호사나 생활관리사의 보살핌이 필요한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도 이들이 찾아오지 않아 되레 외롭고 긴 추석 명절을 보내야 했다. 또 칠곡군 왜관읍에 사는 이모씨는 "최장 연휴에 따른 `택배전쟁`을 예상하고 택배물건이 제 때 도착하지 못할까봐 직접 배달했다"고 밝혔다. 칠곡군농업기술센터 농기계담당 직원들은 이번 추석 연휴 중인 10월 2일, 6일, 7일, 9일 돌아가면서 근무를 했다. 농번기를 맞아 지역농업인들의 농기계대여와 수리 등 문의-의뢰가 평소보다 3배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조상(祖上)과 추석 차례는 아랑곳없이 해외여행을 하면서 긴 황금연휴를 즐긴 국민도 많았다. 올해 추석 연휴 동안 해외에 나간 출국자 수는 102만명으로 지난해 추석 해외 출국자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이 모여 함께 차례를 지내고 성묘하는 추석 명절의 취지가 해외여행 등으로 퇴색돼 가는 추세에 부응,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명절 연휴를 길게 만든 정부도 국민 인기에 연연해서는 안될 것이다. 정부는 "이번 추석 연휴가 너무 길어 쉬는 것도 지쳤고, 정신상태까지 나태해져 차라리 일하고 싶어졌으나 그러지도 못한 현실이 안타까웠다"는 일부 주장에 귀기울여야 한다. 올 추석 같은 긴 연휴는 8년 후인 2025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0월 3일(금요일) 개천절을 시작으로 주말(4,5일)보내면 6일(월요일)이 추석이다. 추석 전날이 일요일이라 8일(수요일)이 대체공휴일로 지정되고, 목요일 9일 한글날로 이어지면 7일간 연휴를 맞을 수 있다. 10일(금요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 10월 3일부터 올 추석과 같은 10일간 긴 연휴가 된다. 2028년 추석도 마찬가지다. 10월 3일 개천절과 추석이 겹쳐 5일(목요일)을 대체공휴일로 지정하고 6일(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 9월 30일(토요일)부터 10월 9일 한글날(월요일)까지 열흘간 연휴가 이어진다. 이성원 편집국장 newsi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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