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지역에 지난달 28일 오후 2건의 산불이 발생했으나 소방당국은 실화자 진술에만 의존, 대형참사를 당할 뻔했던 인근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오후 6시20분쯤 왜관읍 금산리 산88번지 금무산 자락에서 불이 나 임야 0.3㏊를 태우고 오후 8시35분쯤 완진됐다고 칠곡소방서는 밝혔다.
칠곡소방서는 이날 산불은 야산 바로 아래 사는 왜관읍 금산리 A모씨가 아카시아 나무 뿌리를 제거하기 위해 잡목을 소각하다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마을에 사는 B모씨는 "A씨가 수년전부터 1년 내내 화목보일러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번 산불도 저녁시간대에 화목보일러 가동을 위해 불을 때는 과정에서 발화가 됐는지 당국에서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일 화재현장을 가본 결과 A씨의 화목보일러와 연통은 불이 난 야산과 바로 인접해 있었다.
전남 영광소방서 홍농119안전센터 관계자는 "화목보일러는 가스나 기름보일러와 달리 자동온도조절장치 등 안전장치가 없어 과열될 위험성이 높고 연료로 나무 등을 상당 기간 사용하게 되면 연통 내부에 그을음이 생긴다"며, "이러한 타르는 가연성 물질로 화기나 연기가 배출되지 않아 그 부분이 어느 순간 불꽃과 접하게 되면 500~700℃에서 착화된 후 연소가 지속해 화재의 주원인이 된다"고 밝혔다.
특히 당국은 왜관읍 금산리 A씨처럼 임야와 인접한 장소 등 위험지역에서 가동하고 있는 화목보일러 전수조사를 벌여 단속을 강화, 화재예방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산불이 나자 소방헬기 2대와 소방차 8대, 소방대원 40명, 의용소방대원 80명, 칠곡군 직원·주민 250여 명 등이 신속히 진화에 나선 결과 인접한 금산리 53세대 가옥과 금산리 서대구변전소로는 산불이 번지지 않아 다행히 대형참사는 피했다.
산불이 난 곳에서 가장 가까이 위치해 있는 금산리 B씨는 "집 뒤에 대나무 숲이 우거져 대나무가 타면서 화마가 오는 것을 일시적으로 막아 주어 다행이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이날 오후 제55회 경북도민체육대회로 바쁜 일정 가운데 화재현장에서 진화대원들을 격려하고 속을 쓸어내린 마을 주민들을 위로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1시20분쯤 칠곡군 동명면 가천리 야산에서도 불이 나 0.3㏊가 탔다. 칠곡군과 산림청은 헬기 4대와 160여 명을 동원해 오후 3시30분쯤 불을 껐다. 칠곡소방서는 화재원인을 입산자 실화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