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 출신인 명창 박록주 선생의 손제자(孫弟子)인 김정민 명창은 지난 5월 28일 구미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박록주 선생 42주기 추모공연으로 `흥보가` 3시간 완창을 하면서 탁월한 발림과 연기력으로 관객의 갈채를 받았다.
김정민 명창은 경북 칠곡군이 낳은 명창 향사 박귀희 선생이 제자로 삼으려 했을 정도로 어릴 적부터 뛰어난 명창의 소질을 보였다고 한다. 영화 `휘모리` 주연으로 1994년 대종상영화제 신인 여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정민 명창은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흥보가이수자로서 한밭전통예술협회 이사장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판소리 대회인 제19회 송만갑판소리·고수대회 명창부 대통령상과 2019년 ‘자랑스런 대한민국 대상’에서 문화예술부문 대상을 각각 수상한 바 있다.
특히 2019년에는 세계적 명성의 오페라하우스 이태리 바를라시나 벨로니(Antonio Belloni)극장 초청으로 이태리-한국수교 13주년 기념 `흥보가` 3시간 완창을 최초로 단독 공연해 이탈리아 현지인들을 감동시켰다.
서편제(西便制)는 전라도 서쪽지역에 전승되는 판소리로 음색이 곱고 애절하다. 반면 송홍록-송만갑-김정문-박록주-박송희-김정민으로 소리계보를 이어가는 동편제(東便制)는 웅장하고 그윽한 우조(羽調) 중심의 대마디 대장단으로 배 속에서 바로 위로 소리(통성)를 뽑아내는 만큼 고졸(古拙)한 남성의 맛을 준다.
김정민 명창은 판소리와 현대 대중음악을 오가는 퓨전공연과 판소리강연 등 다양한 활동으로 대중문화에 국악을 알리는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김정민 펜클럽과 후원회가 결성돼 있으며, 이번 구미 추모행사는 김정민 명창이 전액 사비로 출연해 열렸다.
이날 고수는 오랫동안 김정민 명챵과 호흡을 맞춰온 이태백 명인이, 사회는 고려대 유영대 교수가 각각 맡았다.
유영대 교수는 "그동안 14회나 판소리 완창을 한 김정민 명창은 이날 여류명창이 할 수 없는 남자들이 하는 놀보박이나 해악을 뛰어넘어 15인의 인물들을 완벽히 소화해내어 최고의 빛을 발했다"고 극찬했다.
왜관에 사는 정연찬(가수 정협) 전 NH농협 칠곡군지부 지점장은 "처음 접한 김정민 명창의 흥보가 완창과 박록주 국악대전 판소리 경연대회(고등부·일반부·명창부) 등을 보면서 칠곡군 대표축제인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 향사 박귀희 명창 기념공연과 접목해 지역의 문화예술 공연이 새롭게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성원 대표기자 newsi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