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열흘간 칠곡군 A아파트 일대를 포함한 왜관 남부 곳곳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칠곡군과 칠곡신문에 잇따랐다.
이에 필자는 지난 19일 오후 기자를 대동해 왜관중학교 입구로 갔다. 밖으로 나온 한 식당 주인과 함께 구린내를 살짝 맡을 수 있었다.
칠곡군 관계부서 등을 확인한 결과 기산면 영리·행정리·죽전리·평복리 등에서 참외를 재배하는 농업인들이 시설하우스에 거름을 내는 과정에서 악취가 바람을 타고 왜관 쪽으로 날아 왔다는 것이다.
기산면 영리 한 농업인은 "해마다 10월 이 맘 때가 되면 참외 농가들이 거름을 밭으로 운반해와 로타리를 치는 과정에서 보름 정도 심한 냄새가 날 수 있다"며 "고객들이 먹는 참외를 재배하기 위해 필요한 거름에서 발생한 냄새이니 이 기간동안만 너그럽게 이해해 달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가을철 불청객인 은행나무 열매에서 나는 구린내도 문제다. 그러나 칠곡군은 지난달 28일부터 10월 19일까지 왜관읍 주요 도로변 등에 식재된 은행나무 열매를 사전에 털었기 때문에 이같은 지적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은행나무는 대기오염 정화 기능이 탁월하고 노란 단풍이 아름다워 가로수로 매우 좋은 수종이다. 그러나 열매가 차도와 인도에 떨어진 상태에서 밟혀 터질 경우 특유의 구린내 같은 악취가 난다.
은행 열매를 맺는 나무는 암나무이다. 수나무는 열매가 열리지 않기 때문에 가로수로서 경관도 지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악취로부터 자유롭다.
이에 따라 인천시 중구 등에서는 은행나무 중 열매를 맺는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코로나19로 예산이 부족해 전량 교체는 힘들지만 중·장기적으로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하거나 아예 다른 가로수로 변경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칠곡군은 은행나무가 칠곡을 상징하는 군목(郡木)이어서 없애기도 곤란한 상황이다. 칠곡군 홈페이지에 따르면 군목인 은행나무는 `꿋꿋하고 변함없는 나무` `군민의 총화단결` `전진하는 군민의 기상`을 나타낸다. 때문에 해마다 가을이면 군목인 은행나무 열매를 인위적으로 털거나 다른 가로수로 대체하는 것도 모순적으로 보인다.
은행나무 열매를 과수농가에 친환경 천연살충제로 제공하는 지자체도 있다. 충주시는 2016년부터 열매가 떨어지기 전에 진동수확기로 나무를 흔들어 열매를 수확해 시민 불편을 사전에 최소화했고, 올해부터는 수확한 열매를 친환경 농사를 짓는 과수농가에 보급해 천연살충제로 활용하도록 했다.
은행나무 잎과 열매는 해충이 싫어하는 빌로볼과 은행산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살충·살균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주시 관계공무원은 "은행나무 열매가 농가 소득을 증대시키고 농약으로 인한 환경 피해도 예방할 수 있어 앞으로 과수농가에 이를 계속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성원 편집국장 newsi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