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 중 훤은 무녀 월이 연우였음을 깨닫고 연우가 있는 활인서로 한걸음에 달려 가 감격적으로 재회합니다. 훤은 연우를 편전으로 데려가 과거 연우에게 선물했던 봉잠 ‘해를 품은 달’ 한 쌍을 준 뒤 “하나는 내 달이 돼달라는 청혼의 징표로, 또 하나는 그대가 나의 정비가 되는 날 이곳에서 줄 생각이었는데 이제야 하나가 됐다”며 키스하는 장면이 방영된 지난해 인기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보셨나요?
조선시대 왕비들이 가체에 꽂던 비녀에는 매화를 새긴 매잠, 석류를 새긴 석류잠, 봉잠, 댜나무 마디 무늬를 넣은 죽절잠 등이 있는데 그 화려함이 보는 사람 누구나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그 가운데 해품달에 등장했던 봉잠은 머리 부분에 봉황의 모양을 새긴 큰 비녀입니다. 국립고궁박물관에는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英親王, 1897 ~ 1970) 이은의 비 이방자 여사가 썼던 중요민속문화재 265호 대봉잠(大鳳簪)이 있지요.
이 대봉잠은 그 기법의 다양성만큼이나 화려한 모습을 보이는데 전체 길이 39.6 cm, 봉황 길이 12 cm, 봉황 날개 폭 6 cm의 크기입니다. 이 봉잠은 가운데 부분을 빼고는 모두 금도금을 했지요. 전해지는 영친왕비 유물에는 아름다운 대삼작노리개(英親王妃大三作佩飾)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운에 살다간 영친왕비 이방자 여사는 이 대봉잠도, 대삼작노리개도 큰 위안은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