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충남 태안 마도 앞바다에서 고려시대 배가 인양되었고 배의 이름은 ‘마도1호선’이라 불렀습니다. 그런데 그 ‘마도1호선’에는 날렵한 어깨선과 날씬한 모양을 하고 있는 매병도 있었지요. 그리고 매병과 함께 목간(木簡, 글을 적은 나뭇조각)도 출토되었습니다. 그 목간에는 이 매병을 누구에게 보내며 내용이 무엇인가를 적어 두어 흥미롭습니다.
예를 들면 “중반도장교오문부(重房都將校吳文富)” 곧 “중방 도장교 오문부에게”, “택상진성준봉(宅上眞盛樽封)” 곧 “참기름을 담아 올린다.”라고 쓰인 것이지요. 지금으로 말하자면 목간은 바로 소포나 택배의 송장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화물 발송자는 2007년 태안 대섬에서 발굴된 목간에서처럼 ‘호장 송(戶長 宋)’ ‘죽산현 아무개 군(君)’ 등 죽산현과 회진현, 수령현의 지방 향리로 적혀 있었고 수신자는 대장군, 별장과 같은 직책이 표기돼 있었지요. 발송지가 세 곳이고 수신자가 경창(京倉)이 아닌 각 개인으로 돼 있다는 점은 마도1호선이 국가 세금을 운반하는 조운선은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곧 이 배는 무신정권 실력자들이 지방 영지에서 거둬들인 소작료를 운반한 개인 배였을 가능성이 큰 것이지요.
여기서 출포된 매병과 목간들은 목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서 6월 18일부터 8월 4일까지 ‘매병梅甁 그리고 준樽-향기를 담은 그릇-’라는 이름으로 특별전을 엽니다. 국내에서 매병만을 주제로 한 특별전은 이번 전시가 처음이며, 태안 마도 해역에서 출토된 청자매병 2점이 지난해 보물로 지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전시품으로 보물 4점을 비롯하여 관련유물 50여 점이 선보입니다. 올 여름에는 고려시대 매병과 목간을 보러 목포로 가볼까요?/푸른솔겨레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