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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란 적과 동지를 구별하는 것?

"적은 내부에 있고 내부의 적이 더 무서워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
가장 큰 배신은 동지의 이탈, 상대를 아는 사람만이 흠을 낼 수 있다

2021년 07월 22일(목) 00:23 [스마트뉴스]

 

이성원의 정치철학에세이(8)

체 게바라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엔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별은 하늘에 피어있는 꽃으로 보이지만 지상의 꽃은 아픈 만큼 피는 땅의 상처"


 

이성원 칠곡신문 대표
대구 계성고등학교 졸업
경북대 인문대 철학과 졸업
경북일보 사회부 기자 역임
한국지역신문 경북대표기자

 

"정치란 적과 동지를 구별하는 것이다." 이 말은 독일의 법학자이자 정치학자인 칼 슈미트가 한 말로 알려져 있다. 정확히 그는 자신의 저서 『정치적인 것의 개념』에서 "정치적 구별이란 적과 동지의 구별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적과 동지는 쉽게 나눠지지 않는다. "적은 내부에 있다." "내부의 적이 더 무섭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고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를 함축하는 말이 '적과의 동침'이다. 1991년 미국에서, 2011년 한국에서 나온 영화 제목이기도 하다. '적과의 동침'은 적수를 바로 옆에 두고 잠들어야 하는 것처럼 맘놓고 있다간 언제 상대로부터 기습을 당할지 몰라 불안해 하면서도 공생해야 하는 관계를 말한다.

고사성어 오월동주(吳越同舟)도 비슷한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춘추전국시대 오(吳)나라와 월(越)나라는 불공대천(不共戴天: 같은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다)의 원수로 4대에 걸쳐 싸웠다. '손자병법' 첫 편에 오와 월의 전쟁을 들어 병법을 논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느 날 두 나라 경계가 되는 강에서 양국의 사람들이 같은 배를 탔다. 배가 강 한복판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돌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더니 거센 파도가 연이어 배에 들이닥쳤다. 뱃사공이 돛을 펴려했으나 허사였다. 배가 뒤집히려는 위기일발의 순간 오나라와 월나라 사람들은 앞다투어 돛대에 달려들어 힘을 하나로 모은 결과 돛은 펼쳐졌고 요동치던 배는 안정을 찾았고 모두 살았다.

'타이타닉'은 초호화 유람선의 실제 대형 참사를 다룬 영화다. 1912년 4월 어느 밤, 대서양을 항해하던 초호화 유람선 타이타닉호는 빙하와 충돌해 배가 침몰하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는다. 구명보트는 20척에 불과해 탑승객 절반은 구명보트에 탈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당시 1309명의 승객과 승무원 900여명 등 2200여명의 탑승객 중 1517명이 차디찬 대서양 바다에 빠져 숨졌다. 영화를 보면 서로 살려고 하다가 바다에 빠져 죽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우리는 이제 한 배를 탔다"는 말은 오월동주나 타이타닉의 스토리처럼 '앞으로 죽거나 살거나 우리는 운명을 같이한다'는 절체절명의 선언이다. 그러나 이 말을 쉽게 던지는 경우도 많다. 이 말을 한 사람조차 위기에 처할 경우 먼저 배신하는 사례도 있다. 특히 상황에 따라 말이 바뀌기 쉬운 정치꾼들의 말은 절대 믿어서는 안된다.

사람은 가까이 있을 때는 잘 모르는데 내가 결정적 위기에 처하는 순간 상대가 처신하는 걸 보면 그 사람과 나와의 평소 관계가 백일하에 드러나기 마련이다.

"희미하다 해서/엷어질 수 없는 사람아/곧 사라질 걸 안다 해서/지울 수 없는 사람아/빛을 잃었기에 더 아련하게/사무치는 사람아/어쩌다 먼 길 돌아와/흰 이슬 가을바람 서성이는 내 방문 앞 추녀 끝에/창백한 얼굴로 떴다가/나도 안 보고 가시려는가"

칠곡군 출신 이해리 시인의 시 '낮달' 전문이다. 이 낮달처럼 내가 사라질 상황이라도 끝까지 나를 배신하지 않고 처음의 관심과 사랑을 지켜주는 한 사람만 있어도 우리는 상처 받지 않으리라. 누구든 '처음처럼'은 처음에 쉽게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그 말은 마지막까지 한결같을 때 비로소 참말이 되는 것이다.

사람은 외상으로 죽는 경우는 별로 없다. 암이나 중병, 심장마비 등 내상으로 많이 죽는다. 우리의 인생도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으로 인한 상처가 훨씬 클 수밖에 없다. 외부 상처는 간단히 수술을 하거나 치료를 하면 흉터는 남을지 모르나 통증은 없다. 외적으로 눈에 보이기 때문에 그 부분만 집중적으로 치료하면 시간이 지나면 처음처럼 완치될 수 있다.

그러나 자기도 모르게 조금씩 건강이 악화된 속병은 외부 상처처럼 특정 부위를 쉽게 찾아 내어 바로 치유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심지어 초기단계에서 통증이나 증세가 잘 나타나지 않는 간암 등은 뒤늦게 발견됐을 경우 완치가 힘들다.

이같은 속병보다 더 치명적인 아픔은 바로 마음의 상처다. 화병(火病)과 같다. 울화병은 억울한 마음을 삭이지 못해 머리와 옆구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면서 잠을 잘 자지 못하는 병이다. 숨이 막힐 듯하며, 뜨거운 뭉치가 뱃속에서 올라오는 듯한 증세와 함께 분노와 우울증, 절망감이 함께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참는 것이 약"이 아니라 화병을 계속 참다가는 심장을 멈추게 할 수도 있다.

우리 모두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아서도 안되지만 타인에게 조그만 상처를 남겨서도 안된다. 별은 하늘에 피는 꽃으로 빛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상의 꽃은 아픈 만큼 피는 땅의 상처다.

스마트뉴스 편집국  newsi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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