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교육-문화지방자치-정치오피니언

즐겨찾기 기사제보 전체기사

2020-08-04 (화)
회원가입기사쓰기

전체기사

칼럼-독자마당

철학에세이

교육이야기

사람과 종교

사설-삼학봉

뉴스 > 오피니언 > 철학에세이

+크게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불혹을 걷다'-느림의 미학

이성원의 철학에세이

2011년 03월 26일(토) 15:51 [스마트뉴스]

 

누구나 40세면 불혹(不惑)을 떠올릴 것이다. '불혹'은 유교적 봉건주의시대 '공자님 말씀'이다. 눈만 돌리면 유혹에 빠질 수 있는 인터넷-정보시대는 사정이 다르다. 공자가 이 시대에 태어났으면 '40세 불혹'이라 했을까.

초스피드시대에 나도 모르게 받은 유혹을 이기기가 힘들다. 현대인들은 너무나 빨리 달려가고 있다. 자신의 존재와는 동떨어진 채 고속으로 질주하는 자동차에 몸을 싣거나 초고속 인터넷 정보의 바다 속에 함몰된 상태에서 말이다. 더구나 내 자신이 닦으면서 가야할 '마이웨이(My way)'가 아닌 남이 피땀 흘려 만들어 놓은 아스팔트길 위를 남들과 똑같이 쉽게, 그것도 재빠른 자동차를 타고서….

느림에는 동-서양의 구분이 없다. 흔히들 인스턴트 식품, 패스트푸드, 휴대폰, 초고속 인터넷 등이 앞선 서구인들에게는 '초스피드'를 추구하는 사람들로, '비가 와도 양반은 뛰지 않는다'는 유교적 전통관념이 배여있는 중국-한국인을 비롯한 동양인들은 '만만디'('천천히'의 중국어) 민족으로 오인하기 쉽다.

그러나 걷기 예찬론자 프랑스 철학자 피에르 쌍소는 빠름을 버리고 느리게 사는 것의 의미를 깨달으라며 그냥 지나쳐 버리기에는 너무 아름다운 세상을 감상하기 위해 산책을 즐긴다고 했다.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저자로 유명한 밀란 쿤데라는 "기술혁명이 인간에게 선사한 엑스터시가 속도라면, 느림은 감속의 기법을 다룰 줄 아는 지혜"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느림은 게으름과는 분명 다르며 빠름에 적응하지 못하는 무능력도 아니라고 이들은 강조하고 있다.

'빠름의 철학'은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 목적을 빨리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반면 '느림의 미학'은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 정당한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결과는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당신은 어느쪽을 선택할 것인가. 초스피드시대에 후자를 선택할 경우 누구나 도태된다고 판단할 것이다. 그러나 빠른 자가용, 초고속인터넷 등 하드웨어적인 것이 너무 빨리 나를 도와주고 있으니 정신적인 부분은 빠르지 않아도 된다. 정신세계마저 빠른 하드웨어에 종속된다면 인간의 고유한 모습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빠름을 선택할 것인가, 느림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빠름의 시대적-사회적 상황 속에 '느림의 여유(마음과 정신)'가 함께 조화롭게 있을 때 '느림의 미학'이 비로소 완성된다.

달리는 자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외로워지는 법이다. 이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더 빠른 속도로 달려야 하고, 급기야 달릴 수도 없는 무한속도를 꿈꾸지만 '고독의 끝'에서 정지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 나는 이 외로움을 느끼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더 빨리 달려왔다. 때로는 달린다는 의식을 잃어버린 망각의 상태에서…. 그렇다고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늦었지만 불혹의 나이부터 천천히 걷는 연습부터 해야겠다. 빠르고, 편하고, 쉽게 갈 수 있는 '탈 것'을 타고 가지 않겠느냐는 유혹을 거뜬히 이기는 불혹의 40대를 위하여….

지금이라도 남의 힘을 빌리지 않고, 신이 나에게 부여한 나의 길을 찾아 한걸음씩 묵묵히 가야겠다. 그 동안 '탈 것'을 타고 너무 빨리 달려와 나의 진정한 존재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지만 이젠 나의 실존과 더 가까이 만나기 위해 그렇게 도망치듯 달려가지 않을련다.

태양이 떠는 낮에는 '눈부신 그림자'를, 달이 떠는 밤에는 '맘부신 그림자'를 내 존재의 벗 삼아 '구름에 달 가듯' 그렇게 걸어가리라.

그 동안 영화 속의 주인공으로 착각한 나머지 한갖된 이상의 스크린에서 맘대로 놀다가 지친 영혼을 추스리지 못했던 과거가 영상처럼 지나간다. 천천히 걷는 나그네는 절대로 지치지 않는다. 그러나 나그네가 나그네답지 않게 목표 지점에 빨리 도착하려거나 어딘가를 정복하려고 '탈 것'을 타고 빨리 가면 더 이상 나그네가 아니다.

나그네는 체력이 고갈돼 걷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유에 지쳐 쓰러진 나그네'가 될까하는 불안의 짐을 내려 놓으면서 정처 없이 걸어가고 있다.

 

일러=잠산

 

'길 위에서의 생각'

詩 류시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스마트뉴스 편집국  newsir@naver.com
- Copyrights ⓒ스마트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카카오톡

 

이전 페이지로

최신뉴스

그린벨트 해제, 서울보다 칠곡군을  

경북도서관 ‘2020년 도서관 지혜..  

이철우 도지사 국가투자예산 확보..  

미래통합당, 중앙재해대책위원장에..  

경북 동해안 해수욕장 낭만과 모험..  

칠곡군장애인종합복지관 3차 개관,..  

경북교육청, 행정쟁송 업무처리 요..  

경북교육청, 어린이 놀 권리 보장 ..  

인류의 문화가치 경북에서 꽃피다 ..  

더불어민주당 차기 경북도당위원장..  

칠곡군립도서관, ‘학교 밖 생활과..  

칠곡군, 지역 대표 관광지에 ‘농..  

칠곡군, ‘창업기업 콜라보 키움마..  

간지럽고 충혈된 눈, 전염성 높은 ..  

지천초등학교병설유치원 맘껏자랑 ..  

칠곡경찰서 교통조사팀, 경찰청 주..  

정희용 미래통합당 중앙재해대책위..  

칠곡군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  

진에어 포항공항에 김포·제주노선..  

칠곡군, ‘포스트 코로나’대비 ‘..  

경북교육청 여름휴가 도서관 열람..  

통합신공항 공동후보지 소보·비안..  

경북도 그린뉴딜사업 에너지 분야 ..  

도시가스 소비자요금 평균 11.7% ..  

경북도 나드리열차 재개, 동해산타..  

경북교육콜센터 표준상담 매뉴얼 ..  

'2020 경상북도교육청 직업교육박..  

'학교폭력, 범죄 꼼작마’ 중학교 ..  

'제22회 온라인 봉화은어축제'  

코로나 극복을 위해 손잡은 칠곡교..  

제48회 KBS배 전국 육상경기대회, ..  

북삼고, 선배초청 진로 특강  

대교초, 전문적 학습공동체의 성장..  

칠곡군, 부동산소유권이전 특별조..  

칠곡군, 코로나19 극복 희망일자리..  

칠곡군, 2020년 추석분 중소기업 ..  

이재숙 삼성생명 명인, 축하화환 ..  

가족과 함께하는 여름휴가, 경북 ..  

경북도 청년공감 일자리 서포터즈 ..  

교육부 컨설팅 통해 통합교육 활성..  

경북도, 스마트 제조혁신 5G 특화..  

경북교육청, 특수교육 관련서비스 ..  

농어촌公 칠곡지사, 명예지사장 초..  


실시간 많이본 뉴스

 

관리자 연수를 통한 융합교육, 인공..

장세호 전 칠곡군수, 후보 등록민주..

통합신공항 공동후보지 소보·비안 ..

폐에 구멍이? 기흉 알아보기

경북교육청, ‘리딩 리커버리’로 ..

당신이 모르는 휴가 전 확인해야 할..

경북도 하천관리도 스마트하게... ..

칠곡교육지원청, 장애유형별 특수..

칠곡군,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이자..

장기미집행 도시계획 시설 정비해제..


회사소개 - 독자의견 - 기사반론 - 광고문의 - 제휴문의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회원약관 - 구독신청

 상호: 스마트뉴스 / 사업자등록번호: 396-87-00294 · 등록일 2010.10.28. / 주소: (우)39881 경북 칠곡군 왜관읍 석전로 36 칠곡신문방송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성원
mail: 9746002@hanmail.net / Tel: 054)974-6002 / Fax : 최초발행일 2003.3.29.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152 · 발행인 김철수 · 편집인 이성원
Copyright ⓒ 칠곡신문 스마트뉴스. All Rights Reserved.